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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Eriksholm 참여 소감
한림대학교 정혜인 (팀 LAOD)
처음 덴마크로 향할 때는 캠프에 대한 기대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에 긴장이 됐었다. 하지만 막상 걱정을 안고 가게 된 캠프는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주었고, 아주 인상 깊은 추억으로 남게 된 것 같다.
에릭스홀름 캠프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캠프에는 총 22개국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모두 청각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각 나라의 청각학이나 인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나는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센터나 병원에서의 경험, 보청기 피팅 등 임상과 관련된 지식이 없어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내 시야가 넓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청각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지만 각자 하는 일이나 교육 환경이 다양하다 보니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캠프에서는 다양한 강연도 들어보고 현재 진행되는 연구에 대한 정보도 접할 수 있었다. 내게는 익숙하지 않은 영어로 진행되기도 했고, 아직 학부생이어서 어려운 내용이 많았지만 그만큼 새로운 내용도 많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업들도 있었다. 포스트잇을 활용하여 조끼리 토의를 하며 의견을 나누는 수업이나, 웹사이트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답변으로 달아놓는 등 다양했다. 처음에는 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점점 이런 방식에 익숙해졌던 것 같다.
오티콘 본사에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이론으로만 접해보던 보청기 성능 검사를 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해보고, 서른 개가 넘는 스피커가 있는 방음실에서 직접 소리를 들어보는 등의 활동을 해보았다. 학교를 벗어나서 다양한 체험을 해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았고,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일을 하는 선택지가 생긴 것 같아 진로의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첫날에는 도착 시간이 빨라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헬싱외르 시내에 가서 밥을 먹고, 바다 경치를 보거나 햄릿에 나오는 크론보르 성을 구경하기도 했다.
그리고 팀을 나누어 미션을 해결하는 활동을 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조원들도 미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친해질 수 있었다. 설명만 듣고 레고 맞추기는 3등, 스파게티 면과 마시멜로우만을 사용해서 가장 높은 구조물을 만드는 활동에서는 무려 1등을 했는데 우리 팀이 팀워크가 굉장히 잘 맞는 좋은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조를 나누어 시내에서 미션을 해결하기도 했다. 비록 우리 조는 꼴등을 하긴 했지만, 성향이 잘 맞는 사람들끼리 만났던 것 같다. 단순히 미션을 수행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열심히 사진을 찍기도 하고, 대화도 하고 서로를 배려해 주며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밤이 되면 매일 캠프파이어를 하게 됐는데, 추운 덴마크의 밤이었음에도 불 앞에 앉아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던 따뜻한 시간이 아직도 떠오르는 것 같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러 가면 장작이 고요하게 타오르던 소리도 좋았다.
기억에 남았던 또 다른 일은 은 배를 타고 투어를 했던 경험이다. 덴마크는 높은 빌딩이 거의 없고 다 알록달록한 낮은 건물이 많았던 만큼 경치 구경을 하는 재미가 있다. 그렇다 보니 배를 타고 다니며 코펜하겐 시내를 둘러보고 건물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일이 기억에 남았다. 그날 시내에서 두 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내를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이때는 특별한 일을 하기보다는 그저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건축물이나 분수를 구경하거나 강에서 열리는 수영 대회를 하는 모습을 보는 등 편하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떠나기 전날 밤, 각 나라가 자신의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해 ‘International Night’를 준비하게 되었다. 왁자지껄 다 같이 바쁘게 준비하는 과정도,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는 일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모든 음식을 다 맛보지 못했다는 것이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
에릭스홀름 캠프를 통해 시야가 넓어지고 청각학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값진 경험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다양한 국적을 가진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덴마크라는 새로운 나라의 문화를 온전히 느끼고 돌아올 수 있었다. 코펜하겐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선정이 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에 걸맞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 또 덴마크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았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학교를 졸업하기 전 오티콘 챌린지에 참여하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